日, 유럽과 손잡고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나선다

입력
2020.07.08 11:43
'독자 백신 확보' 추진 美ㆍ中 의식한 공동 대응
독점 방지 위해 인구 20%를 공동구매 상한 설정
日, 국내 개발 지연 가능성 대비 해외 공급 병행


일본 정부가 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공동구매를 조정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백신 확보 쟁탈전이 불붙은 가운데 유럽과 손 잡고 입도선매에 나선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일본 정부는 올 여름 창설을 목표로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틀을 만들 계획이다. 참여국들은 총 200억달러 이상을 출자한 기금을 만드는데 일본은 최대 8억달러 갹출한다. 이탈리아, 스페인, 노르웨이, 캐나다도 공동 제안국가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30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한 미국과 감염 발생지인 중국은 현재까지 포함되지 않았다.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정부는 각각 자국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독자적인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일본과 유럽 국가들이 백신 확보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동구매 참여국들은  특정국의 독점을 막기 위해 각국이 확보할 수 있는 백신의 상한을 인구의 20%로 약속했다. 미국, 중국, 호주 등의 백신 개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선불로 구매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에 미래 수요를 예측할 수 있게 해 개발을 후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시오노기제약과 오사카대의 바이오 기업인 안제스 등 자국 기업의 백신 개발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추경예산에 백신 개발 및 생산을 위해 13억4,000만달러를 책정했다. 그러나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비해 실용화가 늦어질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의 안정적인 공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달말부터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유럽국가들과 공동구매를 병행함으로써 일정량의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백신 확보를 둘러싼 경쟁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최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와 프랑스의 사노비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는 사노비가 국내에 공장을 건설하도록 지원에 나서는 등 유럽에선 유력 기업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U는 임상시험 데이터가 적어도 조건부 승인을 활용해 유럽 기업들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선진국들의 백신 확보와 별개로 민관협력단체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보급하기 위한 공동구매에 나선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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