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범죄 사실을 폭로한 전 수행비서가 지난 3월 펴낸 책 '김지은입니다'가 주요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올랐다. 최근 모친상을 당한 안 전 지사의 빈소의 여권 인사의 조문행렬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이다.
김지은입니다는 8일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종합 베스트셀러 6위를 기록 중(전날 베스트 기준)이다. 사회과학 서적 중에선 1위다. '교보문고'에서도 전날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정치ㆍ사회분야 도서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자신의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씨는 지난해 9월 대법원이 안 전 지사의 유죄를 확정한 후 해당 책을 펴냈다. 처음 세상에 관련 목소리를 낸 이후 안 전 지사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기까지 554일간의 기록이다.
여성학 연구자 권김현영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사실을 공유하며 "낡고도 낡은 세 과시용 장례문화를 코로나 시국에도 굳이굳이 유지하며 성범죄자에 대한 의리를 과시하는 너희끼리의 부둥부둥 '조문 정치'에 대한 답"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출간된 지 반년이나 흐른 책이 갑작스레 세간에 회자된 배경엔 안 전 지사의 모친상 상가에 즐비한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의 조화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 안 전 지사가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에서 조화나 조문 등을 자제했어야 한다는 시각과 도의적인 차원에서 조의를 나타낼 수 있다는 입장이 맞부딪혔다.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낸 청와대는 관련 논란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