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엔니오 모리코네는 죽었습니다" 스스로 작성한 부고 공개돼

입력
2020.07.07 18:21


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생전 스스로 작성한 부고가 공개됐다. 

모리코네의 아들이 7일 공개한 이 글은 '나, 엔니오 모리코네는 죽었습니다(I, Ennio Morricone, have died)'로 시작하는 원고지 6매 분량의 글이다.  

모리코네는 이 글에서 "항상 내 주변에 있던 모든 친구들과 한동안 보지 못했던 지인들에게 내 죽음을 알린다"라며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장례식을 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방식의 작별을 택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모리코네는 친구들과 형제, 자녀, 손주들에게 차례로 이별을 고한 후 아내인 마리아 트라비아에게 특별히 "가장 고통스러운 작별을 보낸다"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음악 작곡가로 꼽히는 모리코네는 '시네마 천국(1988)', '미션(1986)', '황야의 무법자(1964)',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음악상 후보에 다섯 차례나 올랐지만 2016년에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손잡은 '헤이트풀 8(2015)'로 수상했다. 

모리코네는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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