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지속적인 악플로 고통을 호소하던 고(故) 설리 사망 직후, 카카오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악플 근절을 목표로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예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인격 모독 수준이 공론장의 건강성을 해치는 데 이르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후 올해 3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하고 뉴스 댓글 이력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포털 3위' 네이트도 흐름에 가세했다.
네이트는 7일부터 연예뉴스에서 댓글 를 종료한다고 이날 밝혔다. 네이트는 사전 공지를 통해 "연예뉴스의 댓글은 방송 프로그램이나 연예인을 응원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에 대한 우려도 사용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네이트는 이어 네이버와 같이 댓글 등록 이력을 전체 공개하기로 했다. 그 동안 네이트는 이용자가 'MY 댓글' 공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지만, 댓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전체 댓글 이력이 공개되도록 했다.
국내 포털들의 이 같은 노력은 실제로 빛을 발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댓글 제도 개편 이후 3월 한 달 간 댓글 신고 건수는 개편 이전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악성 댓글 삭제 건수도 3월 한 달 간 개편 이전 대비 65%나 증가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성 댓글 신고 및 조치 건수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에서도 악플이 눈에 띄게 줄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이 공개하고 있는 댓글 수 통계 분석 결과, 네이버가 댓글 이력을 공개하기 시작한 날짜 전후로 댓글의 '규정 미준수 비율'과 '본인 삭제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났다. 특히 심한 욕설 및 비방 표현으로 인공지능(AI)이 걸러낸 댓글과 이용자 신고로 삭제된 '규정 미준수 댓글'의 경우 정책 시행 전 두달 평균 비율이 0.37%였으나, 정책 시행 이후엔 이 수치가 0.18%로 크게 줄었다.
문제는 '풍선 효과'다. 포털 사이트 연예뉴스 댓글이 닫히고 악플을 걸러내는 AI가 점점 진화하자 악플러들이 인스타그램 등 연예인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카페나 블로그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해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사건이 1만 건 넘게 신고되고 있고, 처벌 횟수나 강도도 점점 커지고 있다"며 "업계의 자정 노력에 더해 대중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