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역에서 중국과의 충돌로 반중 정서가 퍼지고 있는 인도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 맞춤형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도 시장에서 중저가폰 갤럭시 M01, M11, A31, A21S 등 2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했다. 이 중 갤럭시M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도에 선보인 온라인 유통 전용 모델이다. 10만~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부품을 담아 구매력이 낮은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는 의도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반면 인도는 매년 7~10%씩 성장하고 있다. 2017년까지 인도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폰에 밀려 현재 3위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가 30%로 1위였고 비보(17%), 삼성전자(16%) 순이었다. 4위 리얼미(14%), 5위 오포(12%) 역시 중국 업체다. 이들의 점유율만 합쳐도 70%를 넘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도 정부는 중국과의 분쟁 여파로 틱톡 등 59개의 중국산 앱 사용을 금지했다. 소비자들도 중국 제품을 불매하면서 중국산 스마트폰의 입지도 줄고 있다. 이에 중국 오포는 인도 현지에 5세대(5G)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던 일정을 무기한 늦추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를 기회로 삼성전자는 보급형 모델 확대와 함께 판매망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페이스북과 손잡고 페이스북의 디지털 숍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스마트폰을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출시했다. 삼성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도 인도인들의 마음을 공략하는데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에 연 6,8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포가 신제품 공개를 취소하는 등 중국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반중 정서를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주요 중화권 업체들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20년 4월 누적으로 71%로 높아져 있어 실제 타격이 있는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가장 큰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인도 시장에서 미미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LG전자도 반등을 위해 '인도 특화 및 인도 우선(India specific and India first)'이란 슬로건을 앞세우고 현지 특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턴 저가형부터 프리미엄폰까지 6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