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폭행당했다" 경주시청팀 피해자 10명 넘는다

입력
2020.07.06 14:04
경찰, 현 감독 부임한 2013년까지 수사 확대
"최숙현 이외 피해사실 상당부분 확인"


'팀닥터'와 감독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가 10명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선수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 선수들이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동료 선수들도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 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고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됐다.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 트라이애슬론 팀 가혹행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최숙현 선수 고소사건과 별개로 추가 피해 수사를 하고 있다"며 "현재 남아 있는 선수는 물론 현 감독이 부임한 2013년 이후 팀을 거쳐간 선수 전원을 대상으로 피해사실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가혹행위 장본인으로 지목된 감독은 2013년, 팀닥터로 불려온 운동처방사는 1년쯤 뒤에 경주트라이애슬론 팀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수사 중인 사건으로 피해규모나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역 체육계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10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적이 특출난 몇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대부분은 폭행 폭언에 시달렸다는 방증이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팀닥터' 행세를 한 운동처방사 안모씨와 감독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월 최 선수측의 고소에 따라 수사에 나서 감독 등 4명을 5월2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선수 고소사건은 사건이 검찰에 접수된 것을 경찰이 수사한 검사지휘사건으로, 관련 피의자들은 기소의견으로 송치함으로써 일단락한 셈"이라며 "이와 별도로 추가 피해사실을 확인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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