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가 해외 진출을 준비할 때 고려할 점은 한둘이 아니다. 상권분석부터 매장 위치 선정, 현지 식자재 수급, 종업원 고용 등 한국과는 다른 환경에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의 연속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막막한 해외 진출의 고민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공유경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조리는 공유주방에서 해결하고 주문 접수와 배달은 응용 소프트웨어(앱)로 하면서 비용 부담을 낮추고 효과적인 모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베트남에 먼저 진출한 우아한형제들이 이 같은 환경을 구축해 토종 외식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6일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은 공유주방인 '배민키친'과 음식배달 앱을 통해 베트남 호찌민에서 사업을 시작한 분식 프랜차이즈 죠스푸드가 하루 평균 주문 150~300건씩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배민은 지난해 6월 호찌민에서 'BAEMIN'이란 이름으로 음식 배달 앱 사업을 시작했고, 공유 주방 '배민키친'도 운영 중이다. 배민키친은 조리시설을 갖춘 여러 개 주방을 한곳에 모은 공간으로 보증금, 임대료 등 초기 투자 비용 없이 외식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지인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 식자재 조달, 현지인 채용 등 지원도 제공된다.
죠스푸드는 배민키친에서 조리 후 배민 앱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시작했고 현재 하루 평균 150~300건의 주문 건수를 기록 중이다. 죠스푸드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들은 맛 경쟁력이 뛰어나더라도 해외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판매하는 게 쉽지 않아 해외 진출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공유주방을 잘 활용한다면 K-푸드도 한류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지난 6월 배민키친 2호점을 호찌민에 낸 데 이어 하반기 호찌민 3ㆍ4호점, 하노이 1호점도 열 예정이다. 최근에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아띠제도 배민키친에 입점해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기완 우아한형제들 해외사업부문 상무는 "BAEMIN을 베트남 국민 앱으로 성장시켜 K-푸드가 해외로 진출하는 창구 역할을 하겠다"며 "플랫폼 기업과 오프라인 기업이 해외에서 동반 성장할 길을 연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