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수사지휘권 충돌'에 "윤석열, 이성적 판단 하길"

입력
2020.07.06 06:26
"총장도 위법한 지시에 이의제기 할 수 있어"
윤 총장, 이날 검사장 회의 보고 받고 결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검언유착’ 등 수사 현안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수용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나라와 검찰을 위해, 검찰총장 개인을 위해 이성적인 판단을 해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임 부장검사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검사로 이의제기권을 유일하게 행사, 중징계를 받았다가 징계취소소송에서 승소한 ‘실전 이의제기’ 임 선생으로서 제 생각을 밝힌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총장의 법무부 장관 지휘 거부가 헌법ㆍ법률 위반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상급자의 위법, 부당한 지시에 대하여 하급자가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공무원의 본분”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 국가공무원법 등의 해석상 원론적으로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관련 법률에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위헌ㆍ위법한 지시는 이의제기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임 부장검사는 다만 “검찰총장이 법무부장관에게 하는 이의제기는 해석상 할 수 있다는 정도라 처리절차를 규정한 법령이 따로 없다”고도 전했다. 그는 또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이의제기 절차규정을 참고하여 총장의 이의제기 건을 처리하고자 한다면, 장관이 지시의 적법성과 정당성을 재고한 후 옳다고 생각하면 그냥 종전 지시에 따르도록 지시하면 된다”며 "하급자인 총장은 국가공무원법상의 복종의무에 따라 그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도 했다.

앞서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는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추 장관의 지휘는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장이 수사 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두번째 지휘는 ‘재지휘’를 요청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윤 총장은 이날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전혼잎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