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청와대 참모진 등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등이 문제시되는 것과 관련해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고위공직자는 주식을 대리인에게 맡기고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백지신탁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이를 부동산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이 주택가격 폭등으로 또다시 문제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토지 유한성에 기한 수요공급불균형 문제겠지만, 현재는 정책 방향과 정책 신뢰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확한 정책이 적시에 시행되고 국민이 정부의 정책의지를 신뢰하면 부동산 가격도 얼마든지 통제가능하다"면서도 "국민이 정책을 의심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별로 효과가 없다. 그래서 좋은 정책과 정책신뢰는 정책성공의 쌍두마차다"라고 짚었다.
이 지사는 부동산 정책을 위해 정책 결정에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은 안으로 굽게 마련이므로, 투자ㆍ투기용 부동산을 이미 소유하고 있거나 장래에 취득할 사람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되면 가격상승에 유리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신뢰를 위해서도 부동산 소유자가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시한 것이 부동산 백지신탁제다. 그는 "공정 타당한 부동산 정책을 만들고 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를 확보하려면, 고위공직자에 대해서 주식 백지신탁제처럼 필수부동산(주거용 1주택 등)을 제외한 부동산 소유를 모두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는 주식보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치는데, 주식 백지신탁을 도입한 마당에 부동산 백지신탁을 도입 못할 이유가 없고 또 반드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백지신탁제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고육지책으로 한 '고위공직자 1주택 외 주택 매각 권유'를 환영한다"며 "향후 '실주거용 1주택 외 모든 부동산 매각권유'로 확대돼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1정책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입법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