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교민을 실은 한국행 전세기가 3일 이륙한다. 지난 3월 말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2일 긴급 공지를 통해 “항공편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들의 애로를 해소하고자 3일 귀국하는 임시 항공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국 민항국이 3월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막고자 “외국 항공노선은 회사별로 1주일에 1개만 운항한다”고 발표한 이후 베이징발 한국행 노선은 매주 중국 국제항공 1편으로 줄었다. 반대로 한국에서 베이징으로 오는 직항노선은 아예 끊겨 선양이나 칭다오에서 2주 격리를 마친 뒤에야 국내선을 타고 베이징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베이징을 빠져 나가려는 교민들은 주1회에 불과한 항공편을 구하려 애를 먹었고, 항공권 가격이 평소의 30배에 달하는 최고 900만원까지 올랐다. 한때 6만여명에 달하던 베이징의 교민 규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면서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다.
이번 조치는 중국 삼성의 톈진 공장 인력을 교체하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면서 추가로 교민들을 태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베이징에서 교민들을 태워 항공기가 한국으로 날아간 뒤 삼성의 기술진을 태우고 톈진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다만 200석 가량의 좌석 가운데 톈진에서 베이징을 거쳐 한국으로 귀국하려는 삼성 인력 수십 명을 먼저 태우고 남은 자리에만 교민들이 앉을 수 있다. 어렵게 숨통은 틔웠지만 아직은 교민들의 귀국 수요를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베이징과 한국간 막혔던 하늘 길을 좀더 넓힌 데는 지난 5월부터 시행된 양국간 기업인 입국 간소화 제도인 ‘신속통로(패스트트랙)’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후 특별 전세기 20여편이 운행돼 한국 기업인 3,700명이 중국에 들어왔다. 이에 중국 한인회 측은 “신속통로 제도를 소상공인과 개인에게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한국에 있는 교민들은 비자발급이 안돼 중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