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덥다고 맨발로 다니다가는…

입력
2020.07.02 10:49
당뇨병 환자 60~70%가 ‘당뇨발’에 노출


여름철에 당뇨병 환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합병증이 ‘당뇨발(당뇨병성 족부질환)'이다. 고온 다습한 여름에는 슬리퍼나 샌들을 신고 다니다가 상처가 나기 쉽고, 세균 번식도 활발해져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뇨발은 궤양, 감염, 신경 및 혈관 질환 등 당뇨 합병증으로 발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원인은 당뇨병으로 인한 발의 감각ㆍ운동ㆍ자율신경 손상이 가장 흔하다. 당뇨병 환자의 60~70%가 평생 한 번 이상 당뇨발을 겪는다.

신경 손상으로 감각이 무뎌지면서 발에 상처가 나도 알지 못해 계속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 생긴다. 상처를 방치해 발 피부나 점막조직이 헐어 발 궤양이 생긴다. 이로 인해 염증이 급속도로 번져 골수염까지 이어질 수 있고, 심하면 다리 일부를 잘라내야 한다.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의 발병률도 높고, 심각한 경우 다리를 절단하기도 한다”고 했다.

족부 궤양 치료는 병변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기본적으로 혈당과 혈압 등을 조절하고, 감염되지 않은 얕은 궤양이라면 궤양 상처 치료와 외부 압력 해소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감염을 동반하고, 관절까지 노출된 상태라면 오염 조직을 수술로 잘라내고 상처 부위에서 이물질을 제거한 뒤 청결히 소독하고 가해지는 압력을 해소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절단이나 부분 절단 수술을 해야 한다. 다만, 심한 허혈 상태에서는 혈관 재형성 수술이 선행된다.

안정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당뇨발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발을 손처럼 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며 “상처가 생겼는지 색깔은 어떤지 확인ㆍ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여름에도 발 보호를 위해 양말을 착용해야 하고 발을 압박하는 조이는 신발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평소에도 자주 발을 씻으며 상처 난 곳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눈으로 확인하고 발에 상처나 물집이 생겼을 때는 곧바로 족부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