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30채 보유한 서울시의원이 부동산 정책 ‘쥐락펴락’

입력
2020.07.02 13:53
2면
경실련 폭로, 강대호 민주당 의원 30채 보유로 1위 
상위 5명 주택만 81채... 강남4구 집주인도 여럿

서울시의회 의원 110명 중 31%가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무려 83채를 갖고 있으며, 미래통합당 의원은 '강남4구(강남ㆍ송파ㆍ서초ㆍ강동구)'에 11채를 보유하고 있다.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110명 중에 부모ㆍ자녀 등 직계가족을 포함(고지거부 제외)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34명(31%)이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1주택 이상을 소유한 의원은 76명(69%)이었다.

3주택 이상을 가진 의원은 총 9명이었다. 이들이 가진 주택만 총 94채에 달했으며, 상위 5명은 81채를 보유했다. 최고의 주택 부자 의원은 30채를 가진 강대호 민주당 의원이었다. 강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중랑구에 13채, 경기 가평군 17채에 달하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을 갖고 있었다. 




강남4구 다주택자도 여럿이었다. 이정인 민주당 의원은 오금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70.32㎡과 송파구 다세대주택 4채를 갖고 있었다. 이 의원은 배우자 명의 포함 경기 군포시 한라주공4단지 11채를 보유하는 등 아파트만 21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석주 통합당 의원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28.02㎡를 포함해 강남구와 강동구에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까지 총 11채를 보유했다. 이 밖에도 5채를 보유한 김경 민주당 의원과 4채를 가진 김혜련 민주당 의원이 강남4구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울시의 부동산정책을 다루는 다주택자 의원도 여럿이었다. 강대호 의원은 도시관리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이며, 이석주 의원도 위원으로 속해 있다. 도시관리계획위원회는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촉진 사업 추진을 담당하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관장하고 있다. 또 서울에 11채를 소유한 성흠제 의원과 주택 3채를 가진 문장길 의원은 서울 도시인프라를 담당하는 도시건설안전위원회 소속이다.

서울시의회 의원 재산은 대다수가 부동산이었다. 의원 110명이 공개한 재산이 총 1,391억원이었는데, 그 중에 부동산 재산만 1,113억원으로 전체 80%에 달했다. 

장성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는 "현재 신고된 부동산재산은 공시가격ㆍ공시지가로 산정된 것이며, 시세는 이의 1.5~2배"라며 "강대호 의원과 이정인 의원은 본인들이 임대사업자라고 해명했다는데, 겸직 금지 위반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다주택자 의원들을 부동산 관련 위원회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특히 민주당은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시의원까지 이를 확대해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진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