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이 韓日 기업에 부담만 가중"... 日언론이 본 수출규제 1년

입력
2020.07.02 15:00
日기업 실적 저하ㆍ韓기업 비용 상승으로 부담
양국 정부는 강제동원ㆍ WTO 제소 강경 대치만
아사히 "한일관계 개선 위해 신속한 행동 나서야"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가 일본 기업의 실적 저하를 불렀고 한국 기업에는 비용 상승을 가져왔다는 일본 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였던 일본의 수출규제가 지난 1년간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양국의 기업들에게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2일 수출규제 이후 1년을 '승자 없는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가 당초 한국의 반도체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불화수소 국산화 등 한국 기업들의 일본 의존도가 약화하면서 일본 기업들은 수출 감소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기업들도 일부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연구ㆍ개발(R&D)에 들인 많은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문제가 적지 않았다.


일본 언론들은  양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양국 정부가 여전히 수출규제와 강제동원 배상문제를 둘러싸고 강경 대응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와 강제동원 문제를 연결짓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의 수출규제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는 건 일본 기업에 대한 압류자산의 현금화 여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정부는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 재개로 맞서고 있다. 

아사히는 사설에서 "일본은 수출규제를 즉시 철회해야 하고 한국도 WTO 제소를 재검토해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금화가 되면 일본 정부는 (추가) 보복을 취할 계획"이라며 "양국의 국민 감정은 악화하고 승자 없는 갈등만 깊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경제 외의 대북문제, 환경 등 양국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를 거론하면서 양국 정부에 적극적인 관계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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