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공영방송 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한다. 2023년까지 직원 1,000명 감축도 추진한다.
양승동 KBS 사장은 1일 오전 여의도 본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에 따르면 우선 수신료 인상을 추진, 현재 KBS 전체 수입에서 45% 정도 차지하고 있는 수신료 수입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올 하반기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을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수신료 현실화 추진을 위해 강도 높은 경영 혁신도 병행키로 했다. 지출 가운데 35%를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여기에 4년간 1,000명 감축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양 사장은 "내부 경영 혁신을 이룩할 때 비로소 수신료 현실화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년퇴직으로 자연 감소하는 900여명을 빼면, 실제 감축 인원은 100명 수준이다. KBS는 이들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추진할 방침이다.
임금체계도 손본다. 성과급제를 대폭 확대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해 성과에 기반한 급여ㆍ보상 체계를 강화한다. 저성과자 퇴출을 위한 삼진아웃제 등의 실효성도 높인다. 노조와 합의 사항이라 이 문제를 두고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본사와 계열사의 관계를 재정립해 계열사 간 유사ㆍ중복 업무를 통합하고, 필요할 경우 합병 등 구조개편도 시행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신입사원 채용은 이어가기로 했다. 조직의 활력을 위해서는 신규 채용을 중단할 수는 없어서다. 대신 올 하반기까지 직무 재설계,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 작업을 마무리한 뒤 신규 채용 규모를 확정짓기로 했다.
KBS노조는 이날 KBS신관 앞에서 사측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과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번 혁신안은 KBS가 맞닥뜨릴 도전의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금석으로 의미가 크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