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코로나19 병세 악화 위험, 비흡연자의 14.3배

입력
2020.07.01 10:13
흡연 바이러스 인체 투입 수용체 증가시켜 “금연 통해 코로나19 위험 회피 가능”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병세가 악화될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는 상황인 만큼 금연 실천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흡연자의 코로나19 중증도가 비흡연자의 중증도보다 14.3배가 높다는 중국의학저널의 연구를 소개하면서 “흡연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과 환자의 중증도ㆍ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흡연을 하면 담배와 손가락에 입이 닿게 돼 바이러스가 흡연자의 입과 호흡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흡연으로 흡입하는 독성물질은 심혈관, 폐, 면역 기능을 손상시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어 “흡연은 심혈관 질환, 암, 호흡기 질환, 당뇨병과 같은 질병을 야기하고, 이러한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 병세가 더욱 악화되고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 한 가지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37.6%, 중환자실 입원자 중 78.3%가 기저질환 환자다. 유럽 의학회의 연구에서도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은 코로나19가 인체에 침투하기 위해 필요한 ACE2 수용체를 증가시켜, 흡연자는 코로나19에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로 중증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으므로 금연상담전화, 모바일(휴대전화) 금연지원서비스, 니코틴보조제(껌, 패치 등)와 같이 검증된 방법을 통해 즉각 금연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보건당국은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 팩트시트(간단 보고서), 카드뉴스를 제작해 지방자치단체, 지역금연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에 배포하고, 설명 영상도 추가 제작ㆍ배포할 예정이다.

정영기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고령, 당뇨병 등 기저질환과 같은 코로나19 위험요인과 달리, 흡연은 금연을 통해 스스로 위험을 피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보건소 금연클리닉, 병의원 금연치료뿐 아니라 금연 상담전화(1544-9030), 모바일 금연지원 어플리케이션(금연길라잡이)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서 금연지원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이용을 당부했다.

이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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