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와중에 말라리아 감염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 파주시 인근에서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1일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채집된 매개모기에서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됐다며 위험지역에서는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매개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방충망 관리와 긴 옷 착용 등 주의를 당부했다.
질본에 따르면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국내 말라리아 유행예측을 위한 매개모기 밀도 조사 중 지난달 14~20일 사이 파주에서 채집된 얼룩날개모기류 5개체에서 말라리아 원충 유전자가 확인됐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2주 빠른 발견이다. 국내 말라리아 유행은 인천, 경기, 강원 등의 시ㆍ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군부대의 협조해 51개 조사 지점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 발생밀도와 원충감염 여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예측한다.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는 전체적으로 흑색의 중형모기로 날개에 흑ㆍ백색의 반점 무늬가 있으며, 휴식 시 복부를 40∼50도 각이 되도록 치켜들고 앉는다. 주둥이와 촉수가 길고 유충은 논, 수로,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소, 말, 돼지를 대상으로 흡혈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되면서 질본이 지정한 위험지역은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한 인천과 경기북부, 강원 북부 지역이다. 올해 인천 서구(11건)와 강화군(10건), 경기 연천군(10건), 고양시 덕양구(9건), 양주시(9건), 강원 철원군(5건)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방역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1963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말라리아는 국내에서 1970년에 1만5,926건이 발생해 정점에 이르렀다가 퇴치사업 추진으로 환자가 지속 감소, 1979년 퇴치선언을 했던 질병이다. 하지만 1993년 다시 국내에 출현한 이후 2000년에 4,142명까지 치솟았고, 이후 다시 퇴치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매년 400~600건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당국은 매개모기 발생밀도를 감소시키기 위해 주 흡혈원인 축사를 대상으로 방제와 분무소독 등을 강화했다. 또 환자가 발생한 지역 주변의 감염모기 제거를 위해 거주지 반경 500m 범위에 대한 집중방제도 실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말라리아 유행지역에서는 매개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야간활동을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 긴 옷 착용 및 기피제 처리 등 개인보호와 방충망 점검 및 잠잘 때 모기장을 사용할 것을 권고 드린다”라며 “국내 말라리아 다발생 지역(휴전선 접경지역) 거주 또는 방문 후 말라리아 의심 증상(발열, 오한 등) 발생 시 보건소 및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신속히 검사를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