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빗장풀면 뭐하나요… 유럽여행은 그림의 떡"

입력
2020.07.01 10:53
자가격리ㆍ 국가별 제각각 규정에 EU 입국 '발목'
주 프랑스 한국 대사관 "정부 공식 발표 후 입국해달라"


유럽연합(EU)이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의 입국을 1일(현지시간)부터 허용하기로 했지만, 예상과 달리 환영의 목소리는 편이다. EU 입국만을 기다려온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수는 "어차피 가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유럽여행 커뮤니티에 이날 EU의 한국 입국 허용에 대해 언급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이용자들은 관련 뉴스와 소식을 공유하며 각국 입국 가능 여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한국 귀국 후 2주 자가격리 규정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누리꾼들은 "직장인들은 (EU가 개방을 해도) 자가격리 때문에 가기 힘들 것 같다"(조****), "가서 여행하는 건 상관 없지만 와서 2주 격리하는 게 너무 불편할 것 같다"(de****) "일 때문에 외국에 가야하는데, 다녀와서 일을 못한 채 자가격리로 14일을 보내야 하나"(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국가는 아직 입국 허용 사실을 발표하지 않거나 입국은 허용해도 자가격리 규정을 둬 혼란을 느끼는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심지어 체코는 EU가 14개국의 입국을 허용을 권고한 것과 달리 한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8개 국가의 입국만 허용하기로 했다.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프랑스 정부는 EU 권고에 따라 국경을 1일 열 것으로 기대되나, 아직 우리 국민을 포함해 15개 국가 외국인에 대해 여행 제한조치 해제를 공식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프랑스 정부의 공식 발표 후 프랑스에 입국해달라"고 공지했다.

이탈리아는 EU나 솅겐조약을 맺은 국가의 입국자를 제외하고 이번에 입국이 허용된 국가에서 입국하더라도 일정 기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솅겐조약은 EU 회원국 간 무비자 통행을 규정한 국경 개방 조약을 말한다.

이탈리아 일간 라리퍼블리카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외부에 국경을 열면 연쇄 감염이 다시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이에 이탈리아는 EU 국가가 아닌 곳에서 온 이들에 대해 의무 격리를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너무 예상 밖이라 영사관에 이메일을 보내놓고 기다리고 있다. 일종의 차별같기도 하고, 그러려니 싶기도 하다"(po****), "확실히 여행 목적은 막으려는 것 같다. 출국할 분들은 해당국 대사관의 공지를 기다려 봐야할 것 같다"(ri****), "이탈리아는 관광이 시급해보여서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아****), "대회 참가차 이탈리아에 가야하는데 2주 격리면 어떡하냐“(베****) 등을 보이기도 했다.

EU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일부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해제에 합의했다. 해당 국가는 한국과 알제리, 호주, 캐나다, 조지아, 일본, 몬테네그로, 모로코, 뉴질랜드, 르완다, 세르비아, 태국, 튀니지, 우루과이다. 미국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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