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요양보호사, 입원환자 확진... 지역감염 '비상'

입력
2020.06.30 22:23
감염 경로도 오리무중... '깜깜이 전파' 우려
보건당국, 확진자 나온 병원 '코호트 격리'도 고려


광주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 46번째 확진자다. 특히 광주와 전남에서 최근 나흘 동안 병원 등 집단생활시설과 다단계 업체를 통한 지역 내 확산 사례가 연이어 나와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북구 오치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이 이날 오후 5시20분쯤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46번째 확진자는 광주 동구 동명동 씨씨씨 아가페실버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26일 오후 9시부터 이 시설에서 일한 뒤 이튿날 오전 9시쯤 귀가했다. 28일엔 북구 오치동에 위치한 광주사랑교회까지 도보로 이동해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예배를 드린 뒤 근무지로 이동해 오후 12시30분부터 9시까지 머물렀다.

A씨는 28일 발열, 근육통 등 신종 코로나 관련 증상이 나타났지만 29일 오후 8시부터 30일 오전 9시까지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30일 낮12시쯤에야 조선대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았다. 자택에서 격리 중이던 A씨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조선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중흥동 70대 주민 B(여)씨가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지난 27일 장염 증상으로 광주 북구의 한 병원에 입원 치료 중 29일 폐렴 증상이 발견돼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았다. B씨는 지난 22일부터 24일 배편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B씨가 입원한 3층 병동을 폐쇄하고, 접촉자들을 순차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또 197명이 입원중이던 병원내 동선 등을 분석해 접촉 규모를 추정, 병원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방침이다. 접촉자가 많아 확산 우려가 크면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 조치 시행도 검토될 예정이다.

이날 광주 확진자 추가로 광주와 전남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나흘 동안 모두 17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외입국자를 제외한 지역사회 내 확진자는 광주 12명, 전남 3명이다. 이 가운데 광주 9명, 전남 3명이 광주지역 사찰인 광륵사와 직ㆍ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으로 파악돼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광주 동구의 암호화폐 투자설명회 등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3명의 확진자가 연이어 나와 해당 건물에 입주한 다단계 업체 등을 통한 감염 전파 가능성도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전날 발생한 광주 42번 확진자와 이날 45, 46번 확진자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감염 경로가 오리무중이여 '깜깜이 전파'도 우려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 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확진자들의 성실한 협조가 요구된다"며 "이동 경로와 접촉자에 대해 숨기는 행위를 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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