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30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를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대만 이주를 희망하는 홍콩인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대만 중국시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홍콩이 (반환 이후) 50년간 그대로일 것이라고 약속했던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으로 그 약속을 어겼다"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전부터 대만도 홍콩처럼 일국양제라는 이름 아래 통일하려는 중국의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보안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기존 입장을 공개석상에서 재차 강조한 것이다.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과의 연대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당장 대만 이주를 희망하는 홍콩인을 지원할 전담 공공기구로 '대만홍콩서비스교류판공실'을 1일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차이 총통은 "홍콩인들은 스스로 소중히 여기는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계속 고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은 이날 정부 차원에서도 홍콩보안법 제정과 관련, "홍콩 사회의 자유와 인권,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별도 규탄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자국민에게 홍콩 방문 시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도 담았다. 대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 일국양제 형태의 대만 통일론을 공식화한터라 홍콩 다음은 대만이라는 위기감이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