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덕분에... 윤석열, 차기 대선주자 3위 급부상했지만

입력
2020.07.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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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ㆍ이재명 이어 지지율 10.1% 기록
관건은 윤 총장의 '등판 의지'
"文 정부 탄생 일등공신" 통합당 마냥 반기지는 못해


 여권으로부터 연일 난타를 당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야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30일 공개된 리얼미터ㆍ오마이뉴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22~26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2,537명 대상)에서 10.1%의 지지율을 기록, 이낙연(30.8%)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15.6%) 경기지사에 이어 3위로 오른 것이다. 홍준표(5.3%) 의원, 황교안(4.8%)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이 한자릿수 초반대에 머물면서 야권주자 가운데는 압도적 1위였다.




여권의 '윤석열 때리기'가 보수결집 유도

 윤 총장이 단숨에 유력 주자로 떠오른 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윤석열 때리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권의 계속된 ‘윤석열 끌어내리기’가 외려 윤 총장의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다가 핍박을 받는 윤 총장이 반문(재인) 정서를 자극하며 보수 결집을 유도한 것이다.

조사가 실시된 22~26일은 여권이 윤 총장 비판에 열을 올리던 때였다. 특히 추 장관은 25일 민주당 초선 의원 혁신 포럼에서 윤 총장을 겨냥해 “내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 “장관 말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보수층의 유력주자 부재도 영향을 미쳤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윤 총장이 무당층과 홍준표, 황교안, 오세훈 등 야권주자 선호층의 지지율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유력주자에 목말라 있는 보수 지지층이 윤 총장에게 힘을 실었다는 의미다.



관건은 윤석열 의지... 5개월 전 "여론조사서 빼달라"

야권주자 선두로 올라선 윤 총장이 실제 대권주자로 거듭나는 건 또다른 문제다. 관건은 윤 총장의 의지다. 정권을 흔드는 수사에 앞장섰던 윤 총장은 이미 여의도에서 ‘정치인’으로 통했지만 정계 진출과는 거리를 두는 행보를 해왔다. 지난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만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자 “과거 양 원장으로부터 총선 출마를 권유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해명했고, 지난 1월 세계일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위에 오르자 “여론조사 후보에서 빼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최근 윤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본인이 생각이 있으면 나오겠지”라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적폐수사 주도한  "文 정부 탄생 일등공신"... 통합당 마냥 반기지도 못해

윤 총장이 통합당 입장에서 ‘마냥 반길 수는 없는 카드’라는 점도 변수다.  조국 사태에서 문재인 정권과 틀어지기 전까지 윤 총장과 통합당은 ‘원수’에 가까웠다.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주도할 당시에는 박근혜 정권에 눈엣가시였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 수사팀장을 맡으며 문재인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윤 총장이 과거 적폐수사 등을 주도한 이력을 보면 ‘우리 편’이라 할 수 없다”며 “지금 당에 유력주자가 없어  주가가 뛰는 건 맞지만 정치판에 들어오면 마냥 그를 환영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 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응답률은 4.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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