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시중은행에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세 속에 청년층이 자산 형성에 뒤처질 것을 두려워해 빚을 내서라도 내 집 마련을 서두른 결과로 해석된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근 2년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신규취급액 가운데 30대에 빌려준 돈은 10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288조1,000억원의 35.6%에 이른다. 40대가 86조3,000억원, 50대가 49조4,000억원을 빌리며 뒤를 이었다.
추세 상으로도 30대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계속 불고 있다. 자료로 집계한 2년 가운데 전반 1년간(2018년 6월~2019년 5월) 30대 신규 대출금 규모는 43조9,000억원이었는데 후반 1년간(2019년 6월~2020년 5월)은 58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신규 전세자금대출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최근 2년간 전세자금대출 신규취급액 71조2,000억원 가운데 30대의 신규취급액은 30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40대가 16조1,000억원, 20대가 15조2,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에서는 20대의 대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2018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 20대는 5조9,000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최근 1년간은 9조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잔액 기준으로도 20대의 전세대출금은 2018년 6월 말 4조8,800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올해 5월말 기준 14조9,400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장 의원은 “축적 자산이 부족한 30대는 하루라도 집을 빨리 사지 않으면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주택담보대출을 늘렸고, 주택 구매 여력이 없는 20대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아울러 “집값 폭등이 2030 세대를 빚더미에 오르게 했다. 20차례 넘는 부동산 정책이 남긴 것은 집값 안정이 아닌 청년 부채의 급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