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라앉은 소비시장을 살리고자 마련된 '대한민국 동행세일'(6월26일~7월12일)의 첫 주말, 전국 백화점과 교외형 아웃렛, 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 오랜만에 소비자들이 몰렸다.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이 소비심리를 자극한 데다가 주말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진 덕분에 주요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대형마트들은 세일 기간 초반부터 의무휴업일이 겹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28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동행세일 첫 주말인 26~27일 매출이 지난해 여름 세일기간 첫 이틀과 비교해 21% 신장했다. 교외형 아웃렛도 같은 기간 매출이 55%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백화점과 아웃렛 매출이 지난 1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코로나19 이후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여성·남성패션 상품군이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했다. 야외활동이 점차 늘면서 골프·아웃도어와 스포츠 제품군의 매출이 각각 26%, 20% 증가했고, 잡화는 6%, 생활가전은 12% 각각 더 팔렸다.
롯데에선 명품 세일이 전체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백화점이 면세점에서 총 200억원어치 명품 재고 면세품을 직접 매입해 백화점(노원ㆍ영등포ㆍ대전점)과 아웃렛(파주ㆍ기흥ㆍ김해ㆍ광주 수완ㆍ대구 이시아폴리스점) 8곳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동행세일 하루 전날인 25일 ‘프리 오픈(노원ㆍ기흥ㆍ파주점)’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준비 물량의 60%에 해당하는 53억원어치 명품이 팔렸다. 일부 인기 상품의 경우 조기 매진됐다. 덕분에 코로나19 와중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롯데백화점의 해외명품 매출은 이 사흘 동안 전년 대비 93% 뛰어올랐다.
현대백화점도 소비자들이 몰려들어 동행세일 첫 주말에 활짝 웃었다. 26~27일 전체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신장했다. 부문별로는 리빙 품목의 매출 증가율이 45.1%로 가장 높았다. 패션 품목이 그 뒤를 따랐다. 명품을 포함한 해외패션이 36.9%, 골프 28.1%, 스포츠 16.1%, 여성패션 8.8%, 남성패션 7.4% 등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교외형 아웃렛 역시 가족 단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매출이 28.8%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6~27일 전체 제품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1%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전(173.4%), 명품(61.7%), 생활용품(43.5%) 등 전 품목에서 골고루 매출이 늘었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여성패션(0.7%)과 남성패션(10.1%)도 매출이 늘어 동행세일 효과를 봤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크게 웃을 수 없는 분위기다. 롯데마트가 25~27일 매출이 전주 대비 7.2% 상승하는 호실적을 냈지만 28일엔 대부분 점포가 의무휴업 규제에 따라 문을 닫아 상승 분위기가 끊겼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다른 마트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통상 매달 둘째, 넷째 일요일에 쉬어야 하는 터라 28일 대부분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들 대형마트는 동행세일 마지막 날인 다음달 12일에도 대거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다. 앞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됐던 대형마트 입장에선 소비진작 정책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