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을 위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이견으로 결정이 보류됐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제11차 건정심에서 “2021년 보험료율 결정 부분은 소위원회에 다시 회부해 추가 논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통상 이듬해 건강보험료율은 정부의 예산편성 등의 일정에 따라 당해 6월에 결정돼왔지만 결정이 미뤄지게 됐다. 지난해에도 국고지원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8월에야 결정된 바 있다.
정부는 2017년 치료에 필요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 사항을 급여화(건강보험 보장)하는 ‘문재인케어’ 발표 당시 보장 대상이 확대되면서 보험료가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2023년까지 보험료 인상률을 3.2%를 넘지 않게 관리하겠다고 밝혔었다.
건강보험료율 이외의 다른 안건은 예정대로 의결됐다 내년도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율 인상률은 병원 1.6%, 의원 2.4%, 치과 1.5%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일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3개 단체에 제시한 내년도 수가 인상안과 동일한 수준이다. 앞서 결정된 한의원과 약국, 조산원, 보건기관의 수가 인상률 2.8∼3.8%를 포함하면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인상률은 1.99%로 결정됐다.
건정심은 또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 시범사업 추진 안건도 의결했다. 장애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제때 전문적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뇌성마비ㆍ신경근육질환ㆍ중도장애 등을 가진 만 18세 이하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집중 재활치료 후 지역사회 복귀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를 산정한다. 특히 현재 비급여로 이뤄지는 인지언어기능 검사와 1대1 언어치료ㆍ전산화인지재활치료ㆍ도수치료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장성을 강화했다. 시범 사업은 강원, 경북, 경남, 충북, 충남, 전북, 전남, 제주 등 8개 권역에서 의료기관 신청과 평가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진행된다.
중증 이상 상태의 천식 환자에게 쓰는 ‘졸레어주’에 대한 요양급여대상 여부 및 상한금액도 이날 의결됐다. 비급여 상태로 이 약을 1년간 약 60㎏ 사용한다고 가능할 경우 환자가 부담하는 투약 비용은 약 1,200만원이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약 380만원 정도로 부담이 줄어든다.
아울러 건정심은 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들의 우울증 선별검사와 정신과 치료 강화를 위해 시행하는 ‘증상 및 행동평가 척도’의 건강보험 적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증상 및 행동 평가 척도는 심리적 원인에 따른 환자의 증상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검사인데, 그간 우울증 척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비급여로 운영돼 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증상 및 행동 평가 척도 개선안 적용으로 동네의원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우울증 검진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법 개정 작업 등을 거쳐 8월부터 적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