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부슬부슬 내린 25일 오전. 서울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는 우산을 든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날은 재고 면세품이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됐고, 시중보다 평균 30~60% 할인 판매된 가격에 명품을 구매하려는 200여명의 사람들이 개점 한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이날 노원점을 비롯해 프리미엄아울렛 기흥 파주점 등 3곳에서 '프리 오픈'으로 진행된 재고 면세품 판매는 오후 3시 기준 5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개점 5시간 만에 하루 목표 매출의 100% 이상 달성한 놀라운 수치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는 이날 세 곳의 점포 모두 오픈 전부터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줄을 서자 번호표를 배부했다. 번호표는 고객들의 소핑 시간을 고려해 점포별로 수요할 수 있는 최대치를 준비했다. 노원점은 최대 수용인원이 750명이고, 기흥점은 600명, 파주점은 660명이다. 롯데 한 관계자는 "노원점의 경우 너무 많은 고객들이 몰려 오픈 후 1시간만인 오전 11시 30분에 하루 입장 인원이 한계에 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3개 점포 내에 마련한 재고 면세품 행사장에 입장하는 고객 수도 제한했다. 행사장은 점포별 크기에 맞춰 20분당 20~30명씩 순차적으로 입장하도록 했다. 롯데는 3곳의 점포에서 8개 브랜드의 제품을 100억원 물량으로 준비했다.
신라면세점도 이날 자사 여행 중개 플랫폼 ‘신라트립’을 통해 오후 2시부터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 '펜디' '프라다' 등 20여개 브랜드를 백화점 정상가 대비 30~50% 할인한 가격에 선보였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소진율이 50% 이상 달했다.
앞서 온라인에 풀린 재고 면세품들도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높은 소진율을 보였다. 지난 23일 '롯데온'은 오전 10시부터 1차로 50여개 브랜드를 시중가 대비 최대 60%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오픈한 지 5시간여 만에 70% 이상 제품이 소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22일 2차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제품의 90%가 팔려 나갔다.
26일부터 진행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에 맞춰 재고 면세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6~30일 닷새간 백화점은 노원ㆍ영등포ㆍ대전점에서, 프리미엄아울렛 파주ㆍ기흥ㆍ김해점, 아울렛광주수완점, 대구이시아폴리스점 등 8개점에서 재고 면세품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은 26일 오전 9시부터 4차 재고 면세품 판매에 나선다. '디올'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등 7개 브랜드의 20여개 품목을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