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3주 만에 매출 1억달러(약 1,200억원), 2년 만에 '역대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1위' 타이틀을 따낸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총괄한 김창한 펍지주식회사 대표가 모기업인 크래프톤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크래프톤은 25일 경기 판교 크래프톤타워에서 김 대표이사의 취임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기존 대표를 맡고 있던 김효섭 대표이사는 사임하고, 김 대표가 펍지주식회사와 크래프톤의 대표를 겸하게 됐다.
김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학 학사·석사·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게임스튜디오 '이매직'과 '넥스트플레이'에서 게임 개발에 힘썼다. 2009년 펍지의 전신인 지노게임즈에 최고경영자(CTO) 및 개발프로듀서를 맡았고, 2015년 직원 30여명과 함께 배틀그라운드를 만들어냈다. 펍지 대표직은 2017년부터 맡았다.
크래프톤은 김 대표가 약 20년간 개발자이자 경영자로서 게임 제작과 사업, 서비스 경험을 다양하게 축적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 3월 김 대표가 차기 CEO로 내정됐을 당시, 크래프톤 측은 "한국 개발자로서 독보적인 글로벌 서비스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선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김 신임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을 강조했다. 크래프톤의 출발점이자 근원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나 1인칭슈팅게임(FPS)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명작 게임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10여년 사이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제작의 명가'라는 부분은 변함이 없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통해 게이머의 로망을 실현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펍지주식회사, 크래프톤 피닉스, 블루홀 스콜, 레드사하라 스튜디오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크래프톤은 앞으로 각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튜디오 자체의 창조적 정체성(CI)을 형성하고 독립성을 갖춤으로써 지속 가능한 제작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이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끌겠다"며 "창의성 경영을 통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인재 영입 및 육성 등 다양한 지원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