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일보 6월 26일 만평
입력
2020.06.25 16:16
배계규
기자
배계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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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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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동결자산 운용 수익 4조원으로 우크라 무기 지원한다
유럽연합(EU)이 8일(현지시간) 역내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창출된 4조원대의 '횡재 수익'으로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는 지난 3월 20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동결자산 운용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지 한 달 반 만이다. EU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벨기에는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EU (27개국) 대사들이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특별 수입과 관련한 조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이 돈은 러시아의 침공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군사적 방어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사급 회의에서 타결된 잠정 합의안은 세부 검토를 거쳐 이르면 오는 15일 공식 확정될 전망이다. EU는 7월부터 집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가 동결한 유럽 내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은 2,100억 유로(약 305조 원)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다. 유로클리어가 동결자산을 추가 운용해 얻은 연 25억∼30억 유로(약 3조6,000억∼4조4,000억 원)에 달한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날 합의가 실행되면 수익금 가운데 90%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이전 등으로 활용된다. 나머지 10%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비군사적 부문에 쓰이게 된다. 이번 합의는 러시아 동결자산을 원금 그대로 몰수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자는 미국의 구상과는 별개다. 그간 독일을 비롯해 EU는 법적 근거 미비 등을 이유로 원금 몰수에 반대해 왔다. EU의 조치로 우크라이나가 고전하고 있는 전선 유지에 새 동력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라다)는 병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수감 중인 죄수들을 징병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을 이날 의결했다. 개정법안은 잔여형기 3년 미만 수감자를 동원하기 위해 조건부 가석방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최종 가석방 승인 여부는 법원이 판단토록 했다. 살인이나 성폭행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등 강력범이나 부패 공직자, 안보 관련 범죄자 등은 징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입대한 죄수들에게는 휴가가 부여되지 않는다. 이 법안은 의회 의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한국산 코인' 루나·테라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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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권도형, 적색 수배 시절 세르비아 부촌 고급아파트 구입해 은신"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3)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히기 전까지 인접국 세르비아의 한 고급 아파트를 구매해 도피 생활을 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르비아 현지 매체 노바는 6일(현지시간) 권씨가 도피 중 수도 베오그라드의 부촌인 데디네에 있는 고급 아파트 '앰배서더 파크'의 복층형 한 채를 구매해 몇개월 동안 거주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권씨의 측근인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0만 유로(약 29억3,000만 원)에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노바는 전했다. 권씨와 한씨가 이곳에 거주하던 시기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 수배 명단에 올랐을 때다. 이후 한씨는 먼저 국내로 송환돼 구속 기소됐다. 또다른 현지 매체 DL뉴스는 이 아파트가 외교관과 부유층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권씨가 은신했던 아파트가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에서 차로 6분 거리에 있었다며, "한국 당국은 세르비아 현지 경찰과 협력해 권씨를 추적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권씨는) 훨씬 더 가까이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테라폼랩스 창업자인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그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도피 생활 11개월 만이었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지난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된 상태다. 미국과 한국 중 인도국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데, 권씨는 줄곧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행 대신 한국 송환을 희망하고 있다. 권씨는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긴 채 해당 화폐를 계속 발행한 혐의 등으로 미국 뉴욕 연방 검찰로부터 기소됐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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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 전면 침공은 아냐" 수습 나선 미국… 휴전 협상은 또 쳇바퀴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피란민 140만 명이 몰린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국경검문소를 점령하면서 휴전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전면적인 라파 지상전'은 아니라며 협상 분위기를 유도하는 한편, 이스라엘로 향할 무기를 멈춰 세우는 방식으로 경고도 보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라파는 풍전등화 상태에 놓였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IDF가 탱크를 진격시켜 라파 검문소를 점령한 데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무기 밀수를 차단하기 위한 "규모·기간이 제한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IDF가 '라파 전면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을 차단하려 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번 검문소 점령이 '협상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의 라파 공세는 협상 전술이었을 수 있으며,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인질 석방 협상 불발의 대가를 하마스에 지우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다만 미국 정부도 이스라엘행 무기 수송을 멈춰 세우는 등 이스라엘 지상군의 전면적인 라파 진격 가능성을 한껏 경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 관리 두 명을 인용해 "미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에 수천 기의 무기 수송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수송이 중단된 무기는 △2,000파운드(약 900㎏) 폭탄 1,800개 △500파운드(약 225㎏) 폭탄 1,700개 등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이 폭탄들이 라파 공격에 사용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해 수송을 멈췄고, 라파 지상전 반대를 강조하려는 경고 목적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WP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보낼 무기를 막아선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휴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양측 입장 차는 여전하다. 게다가 이날 이스라엘이 라파 검문소를 점령하면서 협상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날 "라파와 가자지구 전역에서 하마스를 제거하거나 첫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히자,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계속된다면 휴전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그럼에도 미국은 낙관론을 폈다. 이날 커비 보좌관은 "문서(휴전안)를 보면, 간극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커비 보좌관의 낙관적 발언은 인질 거래와 휴전으로 이어지는 협상을 이끌어내려는 백악관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협상 대표단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중재하에 휴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진입할 수 있는 케렘 샬롬 국경검문소를 폐쇄했다가 구호물자 반입을 막지 말라는 국제사회 압박에 따라 8일 통행을 재개시켰다.
22대 국회 화제의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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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사는 어떤 이유든 환자 외면해선 안 돼"[인터뷰]
"어떤 이유에서든 의사는 환자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24년 만이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선자는 병원을 떠난 의사들을 향해 또다시 복귀를 호소했다. 의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을 지낸 김 당선자는 2000년 6월 의약분업으로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극심할 당시, 한겨레에 보낸 익명의 편지에서 "생명을 다투는 환자들이 의사들 생계 문제로 희생돼야 한다면, 바로 그분들이 궁지에 몰린 쥐처럼 공격자를 향해 달려들 것"이라고 현업 복귀를 촉구했다. 김 당선자는 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최근 의료개혁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의사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의약분업 사태 때와 차이는 무엇인가."의약분업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의약분업 자체가 아니라 약제비 투명화와 약물 오남용 방지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의 정책 목표는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의대 증원은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 -의대 정원 확대에 어떤 입장인가."의사가 부족하다는 증거는 이미 차고 넘친다. 문제는 의대 정원 확대의 정책 목표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어디에 살든 모든 국민이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는 국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대 증원 문제로 끝내선 안 되고, 공공의대·지역의사제 등 다른 정책들도 시급히 설계해야 한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김 당선자가 걸어온 길은 독특하다.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총괄과장과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기술관을 거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첫 내부 출신 여성 원장 등을 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정치 입문에 앞서 지난 1월 출간된 자서전에 "나는 소수자다"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왜 소수자라고 주장했나. "나는 의사이기 이전에 환자였다. 의대 시절엔 선천적 질병으로 옆구리 살갗을 뚫고 나온 튜브를 직접 소독하며 투병 생활을 했다. 마흔이 되기 전엔 대장암 3기진단을 받았다. 동시에 암에 걸린 싱글맘(현재는 재혼)으로 유리천장을 깨야 했다. 환자·여성이라는 정체성 없이 나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직업환경의학이 세부 전공인데. "병원에서 만났으면 당장 침대에 눕혀야 할 환자들이 멀쩡히 일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한번은 특정 회사 노무 담당자에게 '고혈압으로 쓰러지면 산재가 인정될 수 있다'고 겁을 준 적도 있다. 다음 날 갔더니 그 환자들이 없어졌더라. 치료는 안 해주고 해고를 했다. 현장에서 마주한 문제들은 의학 서적이 아닌 사회 속에서 답을 찾아야 했다." -정치 입문 배경과 22대 의정활동 구상은. "조국 대표가 2월 말에 직접 연락을 했다. 조 대표가 강조하는 '사회권 선진국'이 내 생각과 일치한다는 판단에 조국혁신당 합류를 결정했다. 저를 통해 사회권이라는 단어를 국민들이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 심평원 원장 퇴임 후 제2의 인생으로 선택한 태백병원을 떠나게 된 게 가장 미안한 일이지만, 조 대표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의정활동에 임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