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조본, '내란 수괴' 尹 소환 경쟁... 경찰은 공수처로 사건 이첩
'12·3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1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받으라고 재차 통보했다. 전날 1차 소환 통보에 윤 대통령이 불응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같은 날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도 윤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지목한 수사기관들의 소환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검찰과 공조본이 앞다퉈 대면 조사를 시도하는 것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해 형법상 내란 등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출석 요구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당일 오전 10시까지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라는 통보에 윤 대통령이 불출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수본 출범 11일 만에 두 차례 소환 통보가 이뤄진 것이다. 공조본도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에 수사관 등을 보냈다.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시된 출석요구서에는 18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소재 공수처 청사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대통령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하면서 전달이 불발됐다. 공수처는 인편과 함께 총무비서관실에 특급등기를 통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인력 30~40명을 지원받을 계획이다. 검찰과 공조본 양쪽에서 출석 요구를 받은 윤 대통령 입장에선 수사와 재판의 유불리를 따져 한 곳만 선택해 나갈 수 있다. 중복 수사 논란 탓에 두 곳 모두 출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친정인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공조본의 수사력이 검찰보다 약하다고 판단되면 공조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출석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법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출석하면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통상 세 차례 소환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할 수 있다. 검찰이 2차 소환장을 보낸 것도 체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군 지휘부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구속한 데 이어, 이날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구속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까지 구속하면, 계엄 선포 후속 조치를 지휘한 '핵심 사령관 4인방'의 신원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수사 중인 비상계엄 사건 중 윤 대통령 관련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국수본은 윤 대통령 이외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 전 사령관, 박 전 사령관 사건도 공수처로 넘겼다. 국수본은 이첩 배경에 대해 신속한 수사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국수본은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11명 중 7명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