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 강제배정에 반발,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고 칩거에 들어갔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국회 복귀를 알렸다. 상임위원장 배정을 둘러싼 원 구성 협상 갈등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집권 여당과의 치열한 원내 투쟁을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총선에서 이긴 민주당은 거침이 없고 난폭했다"며 "말이 좋아 원 구성 협상이었지, 거대 여당의 횡포와 억지에 불과했다"고 거대 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숫자로 거칠게 밀어붙이는데 103석의 야당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애써 쌓아온 의회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를 ‘잘못된 관행-적폐’로 규정했다"며 "국회의장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우리당 의원들의 상임위를 함부로 강제배정했고, 법사위를 비롯한 자신들이 선호하는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권세력은 ‘의회독재’, ‘일당독재’라는 우리의 항변에 아랑곳하지 않았다"면서 "막아내지 못한 책임감, 4년 내내 일방적으로 국회를 끌고 가도 소수야당으로 저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무력감, 그리고 삼권분립·법치주의·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고, 고민과 결의의 시간을 가졌다"고 칩거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일 충북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에서 이뤄진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 내용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 주 원내대표를 찾아가 "이제 상임위원장은 내려놓자. 국회 상황이 주 대표 혼자 책임질 일은 아니지 않나. 마음 다스리고 다음 주에는 올라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내일(25일) 국회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원내대표로의 복귀 여부는 내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님들의 뜻을 물어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 집권 여당의 폭거에 맞서 싸우겠다"며 강력한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주 원내대표는"상임위 몇 개 더 가져오겠다고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이 숫자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관행적으로 야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을 여당이 가져간 이상, 모든 상임위를 다 내려놓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여 견제에 대한 고삐는 더욱 세게 죄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제 국민은 안중에 없는 거대 여당 폭주에 따른 국정 파탄의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면서 "35조원 규모의 추경예산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윤미향 기부금 유용 의혹, 지난 3년간의 ‘분식평화’와 굴욕적 대북외교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칩거 기간 만난 조계종 진제 대선사의 '넘어진 데서 원인을 찾고 일어서라'는 충고를 인용하며 "집권세력의 오만과 횡포로 속절없이 엎어졌다. 넘어진 그 땅을 딛고 다시 일어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