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에서 펼친 최고의 서커스... 관객은 '대자연'

입력
2020.06.24 19:5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세계 문화예술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레 디아블르레 '글레시어 3000'에서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해발 3,000m 높이에서 융프라우를 비롯해 마터호른, 몽블랑 등 아름다운 고산을 감상할 수 있는 리조트의 주요 시설을 무대로 6명의 곡예 예술가가 아찔한 곡예를 선보인 것이다. 코로나19로 닫혔던 시설의 재개장을 기념하는 한편, 극도로 침체된 공연 업계에 대해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검은색 정장에 나비 넥타이를 맨 라몬 캐스리너가 절벽 가장자리에 설치된  9m 높이의  '죽음의 바퀴'에 올라 고난도의 회전 묘기를 선보였다. 급기야 재킷을 벗고  회전체 밖으로 나와 줄넘기를 하거나 공중으로 뛰어 오르는 등 화려한 곡예를 펼쳤다.

스위스와 호주 출신의 서커스 가족 7세대인 라몬은 '죽음의 바퀴' 외에도 고공 외줄 타기와 외줄 위 모터 바이크 묘기 등을 선보였다.

고공 외줄타기 기네스 기록 보유자인  프레디 녹은 이날 39.1도 이상의 경사면에서 40m 길이의 줄타기와 367m 높이의 케이블카에서  자전거 타기, 151.1m 높이의 케이블 위에서 눈 가리고 걷기 부문에서 기록을 갱신했다.

이번 공연의 관객은 오로지 알프스뿐이었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