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코로나19에 등장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입력
2020.06.24 15:08
[시시콜콜What] SNS 피드 이용한 랜선 거리 행진 눈길 스타트업 닷페이스 기획…하루 만에 1만 명 이상 참여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각 시도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 개최를 금지하거나 제한을 두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성 소수자들이 차별에 저항하고 자긍심을 드러내는 축제죠, 매년 6월쯤 각 지역에서 열려온 '퀴어 퍼레이드(Queer parade)'도 마찬가지로 열리지 못 하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기발한 방식의 표현법인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퀴퍼)'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뉴미디어 스타트업 기업인 닷페이스가 23일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라는 표어를 내세운 온라인 퀴어퍼레이드를 제안, 참여 방식에 대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하면서 확산한 캠페인입니다.

닷페이스 측은 "6월을 퀴어 퍼레이드 없이 떠나보내야 한다니 아쉬운 마음에 '온라인 퀴퍼'를 준비했다"라며 "세상 퀴어하고 멋진 캐릭터로 우리를 드러내고, 온라인 거리로 나가 행진을 해보자"라고 취지를 밝혔는데요. 앞서 나이키에서 한정판 신발을 판매하며 도입했던 온라인 줄서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준비된 모바일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오늘은 퀴퍼 가는 날, 우리 같이 준비해요!"라고 친근하게 맞아주며 캐릭터의 별명과 기분을 설정하도록 돕는데요. 이후 해보고 싶은 머리, 입고 싶은 옷, 탈 것, 착용하고 싶은 아이템 등을 결정하면 해당 캐릭터가 도로를 나아가는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이 이미지를 다운받아 각기 인스타그램 피드에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온라인퀴퍼'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모든 과정이 끝나고요. 그 다음 인스타그램에서 이 해시태그들을 검색하면 피드 배열의 특성상 사람들이 올린 각 캐릭터 이미지들이 연결되면서 길 위에서 다함께 행진하는 모습이 연출됩니다.

24일 오전 기준으로 캠페인 홍보 하루 만에 이미 1만2,000여명이 참여했는데요. 일부 출판사 등 여러 공식 계정에서는 퀴어 퍼레이드에 가상의 부스를 차린 이미지를 따로 제작해 피드에 올리는 방식으로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에 참가한 이들은 자신의 캐릭터 이미지와 함께 "정말 멋진 기획이다"(de****), "어떤 나도 나다"(J****), "내년에는 꼭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sh****)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죠.

코로나19를 현명하게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없던 길이 만들어지고 있는 듯 한데요. 직접 길을 나서 행진을 하지는 못 하지만 랜선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한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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