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트위터 전쟁 점입가경…'트윗 정치' 계속될까

입력
2020.06.25 08:00
[시시콜콜 Why]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 글 숨긴 이유


"내가 대통령인 한 워싱턴DC에는 결코 '자치구'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그러려고 한다면 심각한 물리력을 맞닥뜨리게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트위터에 엄포를 놨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폭동을 일으키는 일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할 수 있다고 경고한 건데요. 그런데 트위터는 이 글이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며 '숨김 처리'를 했습니다. 

트위터와 트럼프 대통령의 신경전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에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말폭탄'을 터트릴 때마다 트위터는 해당 게시물에 규제를 가하며 미묘한 밀당을 벌여왔거든요. 트위터는 그동안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경고 딱지를 붙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죠. 하루 많게는 수십 건의 글을 올리며 적극적으로 '트위터 정치'를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트위터가 아예 그의 글을 숨겨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재벌 타이틀을 달던 시절부터 자극적인 트윗으로 시선몰이를 해왔죠. 2012년 트위터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두고 "미국 역사상 가장 투명하지 않은 대통령"이라며 그가 대학 관련 서류나 여권 기록을 공개하면 자선단체에 5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나섰어요. 2015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막말을 쏟아내며 독설가의 이미지를 구축했는데요. 즉흥적인 돌발 발언이 계속 문제를 일으키자 그의 참모들과 정치인들은 "제발 트위터 좀 줄이라"고 충고했어요.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죠. 트위터를 통해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내고 여론을 선동하며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켰습니다. 지난해 8월 그는 트위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올렸다가 10분 만에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죠. 트위터는 트럼프에게 단순히 소통을 넘어 정치ㆍ외교적  견해와 방침을 세계에 관철시키는 수단이기도 했던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로 몸살을 앓던 트위터는 지난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게시물은 남겨두되 경고 딱지를 붙이는 정치인 트윗 규제안을 마련했어요.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총 세 번 딱지를 받았는데요. 트위터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18일 그가 올린 '가짜 CNN 뉴스' 영상에는 '조작된 미디어'라는 딱지를 붙였죠. 이번 시위를 두고 그가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고 말하자 이에 "폭력을 조장한다"는 문구를 붙였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참지 않았죠. 트위터에 "가만 두지 않겠다"고 복수를 예고하더니, 정말 얼마 안 가 맞불을 놨습니다. 지난달 소셜미디어 관련 플랫폼 기업의 역할을 제한하고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한 건데요. 플랫폼 기업에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의무를 부여해 사용자가 계정 정지와 같은 제재를 당할 경우 정부가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어요. 누가봐도 트위터를 겨냥한 조치였죠. 

이렇게 분위기가 살벌한 와중에 트위터가 지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숨겼으니, 트럼프 대통령의 속이 얼마나 끓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독설로 점철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는 계속될 수 있을까요.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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