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알려지지 않았던 6ㆍ25 참전국들

입력
2020.06.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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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군 등 통해 참전...전사자도 다수 발생


“얼마 전 한국 정부가 미국 나바호 인디언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1만장을 보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국으로부터 이야기 되고, 재평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멕시코 참전용사들에게도 아주 멋진 이야기입니다.”

 6ㆍ25 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은 브루노 피게로아 피셔 주한 멕시코대사는 6ㆍ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달 나바호 참전용사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물품을 지원했다는 소식을 소개하며 기뻐했다. 약 800명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진 북아메리카의 원주민 나바호족은 6ㆍ25 전쟁 공식 참전 국가로 집계되진 않는다. 멕시코도 6ㆍ25 전쟁에 국가 차원의 공식 파병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미군 인원으로 참전한 멕시코계 군인이 최소 10만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6ㆍ25에 참전한 외국인은 200만명에 달한다. 참전 국가는 전투병 파병 16개국, 의료부대 파병 6개국으로 집계된다. 멕시코는 이들 국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사실상 23번째 참전 국가였다는 의미다.

6ㆍ25에 참전한 미군 병력 약 180만명 중 18만명이 히스패닉 계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중 푸에르토리코 국적자 약 6만명을 제외하면 모두 멕시코계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미군 산하에 멕시코계 부대가 따로 있었다는 증언도 최근 나왔다. 멕시코는 1951년 한국에 35만 달러 상당의 인도주의 원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참전 사실은 오랫동안 조명 받지 못했다.


 멕시코뿐 아니라 푸에르토리코, 아일랜드 등도 참전용사가 많은 국가다. 푸에르토리코인 6만여명 역시 미군의 일원으로 참전했다.  

아일랜드는 군사 중립주의를 지키기 위해 6ㆍ25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에도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1940년대 후반 미국, 영국,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떠났던 청년들이 군 복무를 하다가 한국전에 참전하게 됐다. 아일랜드인 전사자는 160명 이상으로, 국가 별로 보면 9번째로 많다. 

네덜란드령이었던 남미의 수리남에서는 네덜란드군 일원으로 참전했고, 아프리카 콩고에서는 벨기에군 일원으로 참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도 알려지지 않은 참전용사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일랜드와 푸에르토리코에는 공식적인 재방한 초청과 현지 위로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수리남 등의 참전용사를 더 발굴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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