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이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100여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개인용 텀블러를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성명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8개국 119명의 과학자들은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 이용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 발표했다. 앞서 미국 스타벅스 등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매장 안에서 개인용 머그잔이나 텀블러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한국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달 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이후 11일부터 개인용 텀블러를 허용하고 있다. 3월부터 5월 10일까지는 개인용 텀블러를 가져와도 할인은 해줬지만 종업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일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했다.
유행병학자, 바이러스학자, 생물학자, 화학자, 의사들로 구성된 과학자들은 성명을 내고 재사용 시스템은 기본 위생만 잘 지키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샬럿 윌리엄스 옥스퍼드대 화학과 교수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면서 코로나19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포장과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과소비를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표면을 접촉하는 것 보다는 비말과 에어로졸을 통해 전파하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공공장소의 경우 재사용 가능한 물건이든 일회용 물건이든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다는 점을 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과학자들은 소비자들에게는 개인용 텀블러를 뜨거운 물과 세제로 철저히 씻을 것을 권고했다.
니나 슈랭크 그린피스 영국 캠페이너는 “재사용컵과 병을 사용할수록 우리의 자연, 바다, 강을 보호할 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있지만 100여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재사용 물품을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확신을 준 것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바다오염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플라스틱 식기류, 빨대, 면봉 등 일화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기로 했지만 플라스틱 업체들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이를 유예시켜달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