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코로나 여전히 통제ㆍ관리 가능한 범위"

입력
2020.06.23 17:17
10면
석달 만에 방역 대책회의 주재 당국 "확산 누를 마지막 기회"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본격화 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신 있게 말씀 드리지만, 우리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및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지치기도 하고, 폭염 때문에 더 힘들어지기도 하지만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국민들께서 조금만 더 힘을 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 3월 16일 서울시청에서의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 후 약 석 달만이다.

문 대통령이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직접 챙긴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특히 수도권에서 방문판매 업체, 종교 소모임 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며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대전 광주 충남 전북 부산 등 전국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9~22일) 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5.2명에 달했다. 이는 이전 2주 간(5월26∼6월8일)보다 1.8명 증가한 수치다. 이날 신규 확진자도 46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가 늘어난 데다 이 중 해외유입 사례도 30명에 달하는 등 국내외 안팎에서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해외의 확산세가 다시 커지고 있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방역 노력이) 절실하다”며 “신규 확진자 수를 줄여 빨리 안정적 상황으로 넘어가기 위한 중요한 고비”라고 말했다.

결국은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완전히 정복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 의료진이나 국민이 지치지 않도록 장기전의 자세로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기나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흔들림 없이 방역 전선을 사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확산억제에 성공할지 증가세로 갈지 가르는 중대 기로에 서있다"라며 "신종 코로나는 가을 유행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는데, 그 이전인 지금이 최대한 눌러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이동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