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따라 상 탔어요'...자매가 같은 테니스 대회 우승 '화제'

입력
2020.06.22 16:19
정보영, 8년 전 정상 친언니 이어 전국종별대회 제패 어머니도 선수 출신...강인한 체력 스피드도 갖춰

자매가 같은 전국 테니스 대회에서 8년의 시간 차를 두고 잇따라 우승해 화제다.

경북 안동여고에 재학중인 정보영(17) 선수는 지난 19일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전국종별대회 18세부 여자 단식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8년 전 친언니 정영원(24ㆍNH 농협은행)선수에 이어 자매가 동일한 대회에서 나란히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정 선수는 지난해 월드테니스투어(ITF) 18세 이하 홍콩국제대회 단식 우승 및 콜롬비아 주니어 국제대회 복식 준우승을 거뒀고, 세계 주니어 랭킹 150위권에 진입한 여자 유망주다. 지난해는 국제테니스연맹 투어링팀에 선발돼 11월, 12월 미국과 멕시코를 4주간 경험하고 국가대표 상비군 훈련을 3주간 마쳤다. 또 남미투어링팀에 선발돼 파라과이와 브라질에서 3주간 월드주니어들과 실력을 겨루는 등 주로 해외에서 훈련과 경기를 했다. 그동안국내 대회는 거의 나서지 못했지만, 2년 만에 전국대회우승을 거머쥐었다.

정 선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테니스선수 출신인 어머니 손영자(58) 안동시테니스협회 부회장의 손에 이끌려서다. 어린 나이 너무 힘들어 불평을 한 적도 있지만, 여러 대회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인 안동웅부배 남녀 12세부 단식에서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국내외 주니어대회에서 잇따라 우승했다. 주니어대표와 국가대표상비군으로도 선발됐다.

정 선수의 실력은 171㎝의 훤칠한 키와 함께 내려 꽂는 강서브, 강한 승부욕이 원천이다.

김일해(36) 코치는 “웬만한 성인선수들도 받아내기 쉽지 않다”며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과 어릴 때부터 다져온 탄탄한 기본기로 세계적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머니와 코치의 지도만 받은 온 정 선수는 지난해부터 농협은행의 후원을 받아 조금씩 개인레슨을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정 선수의 가능성을 보고 세계적인 선수로 육성하기 위해 언니에 이어 해마다 3,000만원씩 3년동안 후원 계약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

 
어머니 손영자씨는 “자식이 선택한 길을 순조롭게 걸어갈 수 있도록 부모는 그 길을 잘 닦아 줘야 하는데 마음껏 지원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보영이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해외 전지훈련 등 외국의 우수선수와 겨룰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권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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