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차예매, 키오스크 햄버거 주문, 앱으로 적금 가입…'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상이지만 어떤 이들에겐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일 수도 있다. 명절 역 안에는 새벽부터 나와 기차표를 사려는 노인들이 줄을 서 있는 풍경이 여전히 펼쳐지고 간단한 이체도 은행까지 가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모습도 흔하다. 휠체어에 앉은 상태에선 버튼을 누를 수조차 없는 높이의 키오스크(무인발권시스템)를 각종 패스트푸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많은 사람들의 편의성을 높여줬지만 접근할 기회가 없거나 인터넷에 접속할 환경이 여의치 않아 배제되는 계층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들이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 활용이 어려운 이들은 집 근처 주민센터나 도서관에서 손쉽게 이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복잡한 조작 기술 대신 음성인식 기술이 탑재된 키오스크도 대중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전망이다. 디지털 소외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덕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열린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디지털 포용 추진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전국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는 주민센터, 도서관 등을 활용해 전국 1,000개의 '디지털 역량 센터'를 운영하고 기차표 예매, 온라인 쇼핑 등 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을 교육한다. 센터 방문이 힘든 중증 장애인 등은 1대 1 방문 교육도 제공한다.
포용적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22년까지 마을회관 등 공공장소 4만1,000곳에 공공 와이파이(근거리무선통신)가 설치되며, 아직 유선통신이 제공되지 않는 농어촌 마을 1,300여곳에도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된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소유 자체가 힘든 경우에 대비해 스마트 기기와 통신료도 지원된다. 호흡, 맥박 감지기(센서) 보급 등을 통한 디지털 돌봄 서비스 확대 등도 추진된다.
특히 내년 요식업, 교통 분야부터 키오스크가 취약계층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계획이다. 장애인이나 고령층도 직관적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디자인 등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높낮이 조정, 음성인식 등이 가능한 키오스크도 보급할 방침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경제ㆍ사회의 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정부가 비대면 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지만, 디지털 포용이 없다면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에서 취약계층이 배제되는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누구나 디지털을 활용해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