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 그리는 NCㆍLG, 불펜 보강 묘수는 트레이드?

입력
2020.06.23 07:00


잘 나가는 NC와 LG도 고민은 있다. 불안한 불펜이 숙제로 떠올랐다.

NC는 주말 최하위 한화에 일격을 당하는 등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는 했지만 3연전 내내 고전했다. 특히 21일 경기에선 6-1로 앞서다 9-7로 간신히 이겼다. 필승조가 무너진 탓이다. 선발 김진호와 롱릴리프 김영규에 이어 7회부터 등판한 박진우-임정호-배재환이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9-6으로 역전한 8회에도 임창민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1실점을 더했다. 결국 마무리 원종현을 8회 2사 2ㆍ3루에서 투입하며 불을 껐다. 원종현은 올 시즌 NC의 마무리로 뒷문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22일 현재 문경찬(KIA)과 함께 세이브 공동 1위(10개)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원종현 앞에서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NC의 현주소다. 필승조 4명이 총출동했지만 팀 타율 꼴찌(0.233) 한화 타선에 6실점하며 ‘방화’를 저질렀다.


류중일 LG 감독의 고민은 더 크다. 마운드가 무너지며 두산에 시즌 첫 3연전 싹쓸이패를 당한 류 감독은 “두산전을 치르면서 우리 불펜진의 힘이 떨어진 상태라는 걸 확인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LG 마무리 고우석은 5월 중순 왼쪽 무릎 반월상 연골의 부분 절제 수술을 하며 재활을 시작했다. 정우영과 함께 뒤를 지키던 이상규는 6월 들어 흔들린 끝에 15일에 2군으로 내려갔다. 2년차 정우영에게 큰 짐이 주어진 상황이다. 류 감독은 "김윤식이 23일 선발로 등판한 뒤, 불펜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5선발로 번갈아서 등판하는 정찬헌, 이민호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리는 방법도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묘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트레이드도 내심 고민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NC와 LG는 시즌 초반 예상 밖의 선두권을 점령하면서 ‘대권’ 도전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LG는 창단 30주년을 맞아 한국시리즈 진출을 공공연한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인 투타 밸런스를 자랑하는 두 팀으로선 부족한 부분만 채운다면 그 꿈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야심이다. 트레이드가 쉽지는 않지만 두 팀 모두 내부적으로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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