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의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 6ㆍ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 당시 사회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던 ‘여성’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떨쳐 나선 여성들로 구성된 여군도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여군은 창설 초기 기존 남성 군인에 비해 역할이 제한적이었다. 1951년 육군본부에 ‘여군과’가 설치됐지만 군 내 행정 지원을 주로 담당하는 등 남성 군인들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앞 세대의 끊임 없는 노력과 이에 따른 성과로 인해 여군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는 최전방 대대장부터 전투기 조종사, 해군 함장 등 모든 병과로 진출한 여군은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군 이래 처음으로 육군 항공병과에서 투스타(소장)를 배출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심하게 번져 나가던 대구 지역에 갓 임관한 간호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파견돼 활약했고, 온 국민의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1990년대 보병이나 정보 등 전투 병과에도 진출한 여군 병력은 이제 1만2,600여명으로, 전체 군 간부의 약 6.8%에 달한다.
한국일보와 6ㆍ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대한민국의 역사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하고도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숨겨진 영웅’ 여군을 재조명하는 데 뜻을 같이 하게 됐다. 사업추진위가 여자의용군 1기인 예비역 김명자 대위를 공익 캠페인 영상에 출연시킨 것도 사회적으로 여군을 재조명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사업추진위는 여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9월 전쟁기념관에서 6ㆍ25 참전 여군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참전 여군 메모리얼 전시회 및 상기 행사’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