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노랑부리백로, 내륙에서 첫 발견

입력
2020.06.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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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세종보 인근 에서 먹이 찾던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노랑부리백로가 내륙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2일 세종시 금남면 세종보 인근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노랑부리백로를 포착했다고 21일 밝혔다.

 황새목 백로과에 속한 노랑부리백로는 우리나라 서해안 연안 갯벌이나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종이다.  서해안 도서지역이나 낙동강 유역, 속초 등 해안가에서 발견된 적은 있지만 내륙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랑부리백로는  여름 철새로, 이번에 발견된 개체도 중국 등지에서 월동을 마치고 국내 다른 서식처나 러시아로 이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노랑부리백로는 갯벌 매립,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국제적인 수준의 보호 및 보전이 필요한 종이다. 세계적으로는 약 2,600~3,400마리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멸종위기종(IUCN)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세종보 인근에서 노랑부리백로가 발견된 것은 세종보를 개방한 후 형성된 모래톱과 하중도 등이 먹이활동 및 휴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8년부터 4대강 16개 보 구간을 대상으로 조류를 포함한 육상생물상(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의 변화양상을 관찰ㆍ연구하고 있으며, 노랑부리백로가 지속적으로 내륙 지역에도 출현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주로 서해안을 따라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가 내륙인 세종보 인근에서 발견된 것은 생태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모래톱과 하중도가 잘 형성된 금강 중류 구간은 백로류가 머물기 좋은 환경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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