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1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과 관련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및 한국 정부와 함께 상호 이익 및 공동 가치 증진을 위한 협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에 대한 미국 입장이 무엇이냐는 한국일보 질의에 “최근 몇 년간 한미 동맹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 미국은 추가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미국은 한국, 한국 국민, 민주적 절차, 법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중동 방문 중 이날 요르단에서 기자회견을 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한국의 탄핵소추 상황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한국이 헌법에 명시된 절차를 평화적으로 따르는 것을 목격했다”며 “중요한 것은 한국이 민주적 회복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날 해당 상황에 대한 본보 논평 요청에 대변인 명의로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 동맹은 철통같이 유지되며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200명)를 4표 넘어섰다. 탄핵에 찬성하는 범야권의 192석에 더해진 12표는 국민의힘(108석)에서 나온 이탈표로 추정된다. 대통령실이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하며 윤 대통령 직무는 정지됐고,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 결정을 받아들이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진다. 반대로 헌재가 기각할 경우 탄핵안은 파기되고 윤 대통령은 국정에 복귀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 모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을 위해 힘을 모으자.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자신이 내린 비상계엄령을 옹호하고, 끝까지 야당을 비판한 한국의 지도자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이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