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성분명 오피란제린)가 38번째 국산 신약으로 승인됐다. 비마약성이면서 동시에 비소염제성인 진통제로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쓸 수 있는 약이 상용화에 성공한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통증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3일 비보존제약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는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임상시험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신청한 지 1년여 만이다.
어나프라에는 여러 통증 신호를 막는 비보존제약의 원천기술이 적용됐다. 통증 발생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들을 동시에 억제해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다중으로 발생하는 통증 신호와 전달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번 허가로 그간 마약성 진통제 외에는 대체제가 없던 중등도 이상의 통증 치료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전망된다. 회사 측은 어나프라가 임상 단계부터 마약성 진통제보다 부작용이 낮고 중독 위험이 없으면서도 빠른 진통 효과를 보였다며 의료 현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국산 신약은 대부분 기존 약과 비슷한 원리로 작용하면서 효과가 좀 더 좋거나(계열 내 최고신약, Best In Class) 다른 신약을 모방해 만든(Me Too Drug) 제품이었다. 이와 달리 어나프라는 새로운 원리가 적용된 혁신신약(First-in-Class)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통상 혁신신약이 개발 난도가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이번 허가로 그동안 준비해온 마케팅 활동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