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불행한 일이지만 탄핵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빠른 탄핵소추안 표결을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위 속에 국민을 그만 고생시키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과 국회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세계는 비상계엄이란 시대착오적인 민주주의 파괴행위에 경악하면서도 우리 국민과 국회의 굳건한 민주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계엄 내란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과 국격 추락을 조기에 종식시키는 것도 국회에 달려있다"며 "질서 있는 퇴진의 방법은 국민의 뜻과 헌법절차를 따르는 길밖에 없다"고 적었다.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이야말로 여당에서 강조하는 질서 있는 퇴진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외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 시기에 세계가 공인하는 합헌적인 대통령 권한대행을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필요할 때 정상외교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합헌적인 대통령 권한대행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안보위기의 시기에 정상적인 군 통수권 행사도 불가능하다"며 "국회의원들은 각자 헌법기관으로서 특히 이점들을 깊이 생각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합헌적인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단어를 두 번이나 사용했는데, 탄핵소추안 통과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헌법에 따라 권한대행 체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여당이 국정을 이끌어가는, 이른바 '韓-韓 국정운영'이나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 등 탄핵 이외의 정국 구상에 부정적 견해를 낸 셈이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SNS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다"며 "전임 국군통수권자로서 당부한다. 군은 국민에 맞서는 잘못을 다시 범해서는 안 되고, 반헌법적인 계엄선포에 동원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