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많은 시민이 국회 앞에 모인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음료와 음식 등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택시비를 받지 않은 사례 등이 공유돼 박수가 나오고 있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열린 여의도 일대에서 있었던 미담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에 "OOO 이름으로 여의도역 OO에 OOO을 선결제해 뒀으니 가져가면 된다"며 국회 인근 카페, 빵집, 식당, 약국 등에 선결제를 해뒀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카페 중에는 적게는 수십 잔에서 1,000잔이 넘는 음료가 선결제 된 곳도 있었다.
여의도 일대 카페엔 과부하가 될 정도로 선결제 문의가 빗발쳤다. 누리꾼 A씨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나라가 왜 이리 따뜻하냐. 커피 선결제 주문해두려고 국회의사당 근처 거의 모든 카페에 선결제 문의했는데 모든 카페가 선결제가 이미 포화상태라고 너무 죄송하단다"라고 글을 남겼다.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선 커피 100잔이 선결제 돼 있었는데, 100잔이 소진된 이후에도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기도 했다. 해당 카페는 집회 당일 선결제 손님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금일 선결제가 소진되더라도 매장을 무료 카페로 전환하겠다. 커피는 무료로 제공할 테니 부담 없이 (손님을) 많이 보내달라"고 밝혔다.
화장실을 양보한 사례도 다수 등장했다. 남자화장실에 비해 여자화장실에 줄이 길게 늘어서자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화장실을 양보했다. 집회 참석자는 B씨는 전날 SNS에 "여자화장실 줄이 길고 남자화장실은 줄이 없는데 어떤 아저씨가 남성들 설득해서 화장실 비우고 잠시 여성들이 쓸 수 있게 보초 서주고 있다"며 "남성분들은 밖에서 기다려주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달했다.
C씨도 "여자화장실을 쓰려면 어딜 가나 30분 이상 줄 서야 했다. 갑자기 몇몇 남성이 '우리는 괜찮으니 여성들도 들어와서 같이 쓰자'고 말했다"라며 "여성들이 주저하자 '1980년대 데모할 때는 다 이렇게 나눠서 썼으니 편히 쓰라'는 말에 용기를 얻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늘 집회 현장에서 본 시민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일의 연속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택시비를 받지 않은 택시기사들에 대한 미담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기사님이 나 국회 앞에 내려주고 2분 후에 결제 취소했다"며 결제 취소된 내역을 캡처해 공유했다. 이 누리꾼이 내야 했던 택시비는 2만3,500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택시기사는 이 비용을 받지 않았다.
이 밖에 "택시기사님이 여의도 간다니까 중간에 미터기 끄고 빨리 달려주셔서 막히는 와중에도 15분 일찍 도착했다", "택시가 하도 안 잡혀 (국회) 인근 상가를 목적지로 잡고 왔는데 기사 아저씨가 여의도 방향인 것을 보고 국회 가냐고 물으시더니 미터기 끄고 국회 앞까지 데려다주셨다" 등의 경험담이 공유됐다.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는 전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100만 명,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10만1,000명이 집결했다. 인파가 몰리며 한때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