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국어·수학 영역이 매우 평이하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단 한 명뿐이었던 전체 만점자도 올해는 총 11명(재학생 4명, 졸업생 7명)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과 교육부는 5일 오후 2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비교적 쉬웠다고 평가된 국어·수학은 만점자 수가 각각 1,000명을 넘어섰다. 다만 사회탐구 영역은 9개 과목 중 6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보다 올라 이번 수능 변별력을 가르는 역할을 하게 됐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에 따르면 국어·수학 모두 난도가 지난해보다 대폭 낮아졌다. 국어는 지난해 150점보다 11점 내려간 139점, 수학은 지난해 148점보다 8점 내려간 140점이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와 평균 성적 간 차이를 보여주는 점수로, 통상 시험이 쉬우면 평균이 올라 최고점이 하락하고 어려우면 반대로 오른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어려웠던 6월 모의평가(148점)보다는 9점 하락한 반면 9월 모의평가(129점)보다는 10점 올랐다. 결과적으로 두 모의평가의 중간 난이도로 출제된 것이다. 강태훈 수능 채점위원장은 "6, 9월 모의평가는 졸업생 규모가 정확하지 않아 난이도 측정이 어려워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밖에 없다"며 "두 모의평가 결과를 감안해 본 수능에서 적정 난이도를 맞추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국어 만점자는 1,055명으로 64명에 그쳤던 작년의 16.5배나 됐다. 2022년 통합수능 도입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기도 하다. 수학 만점자 역시 지난해 612명의 2.5배인 1,522명에 달했다. 만점자가 다수 배출돼 최상위권 변별이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오승걸 평가원장은 "국어·수학 만점자를 비율로 따지면 0.2~0.3%에 불과하다"며 "최상위권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탐구영역 중에선 사회탐구가 9개 과목 중 정치와 법, 사회·문화, 경제를 제외한 6개 과목이 전년대비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생활과 윤리가 77점(지난해 65점)으로 가장 높았고 윤리와 사상이 73점(지난해 63점)으로 뒤를 이었다.
입시업계에선 국어·수학 변별력이 떨어져 수험생 간 눈치싸움이 심화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각 대학의 과목별 가중치나 변환표준점수 방식이 당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정시 지원에서는 의대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뿐만 아니라 상위권·중상위권 모두 치열한 작전 세우기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