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다음 날인 5일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금융·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금융·외환시장은 장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개장 이후 장중 2%가량 하락했지만 1.4%로 축소됐고, 1,418.1원으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도 오후 3시 30분 기준 1,410.1원으로 마감했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충분한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해외 신용평가사 역시 우리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이 없다”고 평가한 만큼, 시장 참가자들이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단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정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하기로 했다. 비상계엄 사태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과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신설·가동해 금융·실물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취하기로 했다.
최대 10조 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 등 시장 안정조치를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채권·자금시장은 총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한은도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즉시 개시해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국고채 단순매입, 외화RP 매입을 통한 외화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시장안정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