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현정이 15년 만에 TV 토크쇼에 출연해 전 남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낳은 자녀에 대해 언급했다.
고현정은 2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애들은 보고 사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자녀들과) 살이를 같이 안 해서 그런지 쑥스럽고 친하지 않은 감정을 느꼈을 때, 친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슬픈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감정이 들면서 너무 슬펐다"며 "없어진 거니까 채울 수 없지 않으냐. 많이 속상했었다"고 덧붙였다.
1989년 미스코리아 선으로 뽑히며 연예계에 데뷔한 고현정은 1995년 전국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SBS 드라마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직후 정용진 신세계 회장과 결혼하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뒀으나, 결혼 8년 만인 2003년 이혼했다. 이후 2005년 드라마 '봄날'로 복귀한 뒤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유퀴즈 출연은 2009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이후 15년 만에 첫 TV 토크쇼 출연이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도 개설하며 대중과 적극적 소통에 나섰다.
고현정은 모래시계를 언급하며 "반응이 뜨거웠던 드라마였는데 그때 제 인생의 다음 장을 시작하는 시즌과 겹쳐서, 사람들이 원할 때 뚝 끊고 결혼한다고 가버렸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집중적으로 연애를 한 시기여서 드라마 촬영이 연애를 방해하는 일로 느껴졌다"며 "모래시계로 누린 인기는 배우가 살면서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당시에는 그 소중함과 귀함을 몰랐고 별로 느끼고 싶지 않아 했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첫아이를 갖기 직전에 '모래시계'에 대한 반응을 뒤늦게 접하고 죄책감이 들면서 '내가 뭐 한 거지' 싶더라"고 했다. 그는 "너무 무책임했다. 완벽하게 최선을 다해 산 줄 알았는데 누수가 나고 있는 걸 그때야 느꼈다"며 "계속 눈물이 났는데 누구와도 같이 울지 못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현정은 "이 얘기는 꼭 하고 싶었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고현정은 "어쩌다 보니 대중들 앞에서 제가 무례할 때가 많았던 것 같다"며 "노화에도 시대감을 잃지 않는 배우의 정신으로 작품들을 많이 해서 여러분을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쏟으며 "너무 모질게 보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고, "여러분과 같이 71년생, 한국에서 태어난 고현정이라는 사람으로 잘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