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 고용을 둘러싼 공정성 훼손 논란, 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홍역을 치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 수를 늘리고 일부 사업을 민간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회사 경쟁력 강화가 명목인데, 자회사 노동조합과 야당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역행 시도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선·모경종,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작성한 '위탁사업 구조 개선 및 자회사 경쟁력 강화방안 연구용역 보고서'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사가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해 지난달 4일 최종 보고회를 가진 이 보고서는 자회사 수를 현재 3개(시설관리·공항운영·보안)에서 6개로 늘리고, 환경미화, 탑승교 운영 등 일부 사업을 과거처럼 외부 용역업체에 위탁(아웃소싱)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형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사무처장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이었던 인천공항공사가 '도로 용역화' 1호 사업장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비인간적으로 단가를 후려치던 용역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종오 의원은 "보고서에는 정규직화 정책 때문에 공항 수익이 저하됐고, 노조를 경영상의 리스크(위험)라 평가하는 '반노동'적 내용이 포함됐다"며 "보고서는 자회사를 인력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바꿔 결국 인력을 줄이겠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효율을 밀어넣는 식의 구조 개편은 더 많은 산업재해를 부를 뿐"이라고 우려했다.
다음달 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 4단계 건설 사업 완료에 대비해 인천공항공사가 자회사 인력을 1,135명 늘리기로 했다가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236명만 충원하겠다고 번복한 것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실제 시설관리 370명, 공항운영 280명, 보안 485명 증원 계획은 지난달 심의를 거쳐 각각 196명, 12명, 28명 규모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연구용역에서 제안된 내용의 타당성을 검토 중인 단계"라면서도 "노조 죽이기나 비정규직을 양산하려는 목적이 아닌 자회사의 전문성과 공항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자회사 인력 변동 추이, 정부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 시기, 방안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