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필로폰과 케타민 등을 밀수한 태국 거점 마약 밀수조직의 한국인 40대 총책이 현지에서 붙잡혔다. 그는 태국 법원에 보석 신청을 하는 등 석방을 노렸으나 한국과 태국 수사기관의 긴밀한 협업으로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경찰청은 6일 태국에서 국내로 마약류를 밀반입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 한국인 남성 A(40)씨를 강제 송환했다. 이날 오전 6시쯤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 호송차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국내 유통 총책이 운반책을 태국으로 보내면, 운반책의 신체에 필로폰과 케타민 등을 부착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주로 유통한 필로폰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한국의 시장 가격이 높아 밀수 시도가 끊이지 않는 마약류 중 하나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태국에선 필로폰 1g이 13달러(2022년)에 거래된 반면 한국에선 450달러로 30배 이상 비싸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경기 의정부경찰서의 공조 요청을 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고 '핵심' 등급 국외도피사범으로 지정해 A씨를 집중 추적해왔다.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첩보를 바탕으로 태국 마약통제청, 이민국과 합동 추적을 진행해 지난 7월 28일 현지에서 그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체포된 뒤에도 현지 법원에 보석을 신청하는 등 집요하게 석방을 시도했지만 한국 경찰과 태국의 긴밀한 협업에 무력화됐다. 경찰은 피의자의 도주 가능성을 우려해 태국 경찰주재관 협조를 받아 현지 이민국에 보석 방지를 요청하는 등 대사관과 협업을 진행했고 검거 3개월여 만에 국내 송환을 이끌어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이 합심해 마약 공급책 상선을 검거한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도 해외 법 집행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끝까지 추적해 단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