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시중에 풀린 돈이 15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준금리 인하 전 막바지 고금리 효과를 누리려는 정기예·적금 수요가 특히 크게 늘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8월 평균 광의통화량(M2)은 4,062조6,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7조6,000억 원(0.2%) 증가했다.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플러스(+)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예금(협의통화·M1)에 약간의 이자소득 손실을 감수하면 비교적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2년 미만 정기예·적금, 시장형 상품 등을 더한 통화 지표다. 일반적으로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의미한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예·적금이 11조5,000억 원 늘어 7개월째 증가했는데, 증가 폭이 전월(5조3,000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예대율 관리를 위한 은행들의 자금 유치 노력과 현재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에 따른 예치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기타 통화성 상품은 수출 호조와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 대기성 자금 증가로 외화예수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중심으로 3조8,000억 원 늘었다.
증시 부진과 함께 수익증권 증가 폭은 7월 10조 원대에서 2,0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머니마켓펀드(MMF), 금융채에서도 각각 4조6,000억 원, 2조5,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금융채의 경우 상반기 은행채 선발행과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발행 이연 영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주체별로는 정기예·적금과 시장형 상품 중심으로 기타금융기관 유동성이 6조3,000억 원 늘었고, 가계 및 비영리단체 유동성은 정기예·적금 위주로 5조1,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기타부문은 MMF를 중심으로 2조 원 줄었고, 기업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시장형 상품을 중심으로 5,000억 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