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포스트시즌 들어 부진의 늪에 빠졌으나,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챔피언 도전에 큰 문제는 없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양키스는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1차전에서 클리블랜드에 5-2로 승리했다. 후안 소토가 3회말 선제 솔로포를 때렸고, 스탠튼이 4-1로 앞선 7회말 쐐기포로 1점을 더했다. 선발 카를로스 로돈 역시 6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사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양키스는 올 포스트시즌에 걱정거리 한 가지를 안고 있다. 바로 홈런왕 저지의 침묵이다. 그는 정규시즌에 타율 0.322 58홈런 1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59로 ‘역대급’ 활약을 펼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선 15타수 2안타에 그칠 만큼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이날도 4회말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2타수 무안타로 명성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양키스는 대권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포스트시즌 들어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스탠튼 덕분이다. 양키스 입장에서는 예상 못한 행운이다. 2010년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스탠튼은 2014년 홈런왕(37개), 2017년 홈런왕(59개)·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등에 오른 정상급 타자였지만, 2018년 양키스 이적 후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예전만큼의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특히 지난해엔 타율이 0.19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규시즌 타율 0.233을 기록한 그에겐 ‘한물간 홈런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그러나 그는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왕년의 모습을 되찾았다. 올해 디비전시리즈 네 경기를 포함해 이날까지 치러진 포스트시즌 다섯 경기에서 타율 0.368(19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 OPS 1.244를 기록 중이다. 또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는 꾸준함까지 탑재했다. 양키스 입장에선 각각 최대 7차전까지 치러야 하는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에선 뉴욕 메츠가 LA 다저스를 7-3으로 꺾고 1차전 패배(0-9)를 설욕했다. 1회초 선두타자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상대 선발 라이언 브레이저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치며 포문을 열었다. 2회초에는 1사 1·2루에서 타이론 테일러가 1타점 적시 2루타를 쳤고,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마크 비엔토스가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전날 ‘멀티 히트’로 반등했던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는 이날 3타수 무안타로 다시 침묵했다.